건강에 도움이 되는 핸드드립 추출이란 제목으로 지연식 드립 추출에 대해 잠깐 이야기했었습니다. 신점드립도 건강한 추출 방법입니다. 그런데 모든 드립법에 기준이 되는 드립 방식은 고농축 커피 에센스 추출과 아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지연식 드립과 분리 드립 또한 같은 맥락을 갖고 있습니다. 그 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약 30g을 사용하여 JR드리퍼로 드립하는 1~2인분 커피의 양을 만드는 방식이 기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지연식 드립에서 권장하는 추출량은 1:1~1:2입니다. 30g의 원두를 사용하여 30g~60g의 에센스를 추출하게 되는 셈입니다. 추천하는 추출량은 45g입니다. 1:1과 1:2의 비율의 차이는 농도의 차이도 있지만 추출 성분에서도 차이가 발생합니다. 그 차이가 나는 지점, 1:2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컨디션이 좋지 않거나 가는 물줄기를 다루는 기술이 부족하거나 경험이 부족할 때(물이 넘쳐 내벽을 타고 흐르거나 채널링이 나는 등 드리퍼 안 상황에 대처가 미숙할 때) 추출 후반부의 부정적인 맛을 일찍 끌어내릴 수 있는 것입니다.
지연식 드립 추출을 마치고 나머지 부분을 컵에 받혀놓고 마셔보면 나중에 받아진 컵의 양 정도의 후반부 추출액도 마실 만하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그래서 드립도 기술인 셈입니다. 늘 같은 추출을 해낸다는 것이 오랜 노하우를 가진 사람에게 당연한 것입니다.
지연식 드립으로 1~2인분 추출에 적합한 JR드리퍼가 있습니다. 대용량으로는 ‘반조 드리퍼’가 있습니다. 500g까지 대용량의 분쇄된 커피가 들어갑니다. 필터는 특수 제작한 종이필터와 순면필터를 사용합니다. 500g의 커피양으로 500ml를 추출한 후 드리퍼에 가득 물을 채워 방치 자동 추출을 진행하여 500~600ml의 추가 추출액을 얻을 수 있습니다. 1차 에센스 추출액의 농도는 TDS 10D 정도가 나오는 것이 기준이며 25ml의 에센스를 200ml에 넣어 1잔의 분량으로 사용하면 20잔의 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반조 드리퍼는 대용량이라 홈 카페용으로는 적합하지는 않으며 모임이 많은 단체나 기관에서 사용할 목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집에서 손님을 맞아 여러 명의 커피를 만들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선택의 갈림길에 설 때가 있습니다. 그럴 때는 JR드리퍼를 여러 개 사용하거나 좀 더 큰 용량의 드리퍼를 사용해야 합니다. 모임이 자주 있다면 반조 드리퍼 구매를 생각해 보겠지만 10명 이하의 분량이라면 적당한 드리퍼가 다양하게 있습니다. 30g으로 450ml의 농도가 1.1~1.4D 정도의 적절한 커피를 만들 수 있습니다. 6명이라면 90g의 원두를 소화하는 브루잉 4컵 용도 드리퍼를 사용하면 됩니다. 칼리타, 메리타 등도 있지만 고농도 추출에는 하리오, 고노, 킨토와 같은 원뿔형 구조 드리퍼가 좀 더 효율적입니다. 그리고 빠른 추출의 리브가 있는 드리퍼 보다 음각이나 리브가 없는 드리퍼가 더 좋은 추출 양상을 보입니다. 가성비로 보면 하리오 V60 뮤겐(MUGEN)정도가 추천할 만합니다.
지연식 드립에 대해 자세한 이론을 원하시는 분은 “지연식 뜸들이기_JR드리퍼_설명과 주의할점“이란 유튜브 채널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보노보노 커피 로스터스의 최정현 대표는 커피 추출을 3단계로 나누는 ‘분리 드립’으로 다수의 기술 특허 등록을 하였습니다. 90g의 커피양으로 약 8분이란 긴 시간 동안 진행되는 추출 과정에서 긍정적인 플레이버인 단맛, 산미, 고유의 아로마, 바디감 등을 증폭시켜 추출합니다. 반면에 쓰고 텁텁하고 떫고 쓴맛 시고 아린 맛 등의 부정적인 플레이버를 분리하여 제거하는 추출법입니다.
포트에 약 500g의 물을 채운 뒤에 90g의 커피가 담긴 드리퍼에 물을 중앙에서부터 나선형으로 점차 키워나갔다가 다시 천천히 작아지면서 8회 정도의 회전을 합니다. 커피가 부푸는 것을 돕기 위해 드리퍼를 들고 기울여 줄 수 있습니다. 이것을 빵 올리기 또는 머핀 형성기라고 합니다. 커피 머핀을 만든 후 약 10~12g의 물을 5바퀴를 돌리는 데 가운데서 바깥쪽으로 확장하며 나갔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오는 방식으로 뜸 들이기를 합니다. 이 뜸 들이기를 5번 합니다. 커피의 상황에 따라 4번이나 6번 할 수도 있습니다. 5번의 뜸 들이기가 잘 되었다면 바로 추출이 시작됩니다.
여기에는 커피 머핀의 이론이 있습니다. 이산화 탄소에 의해 부푼 커피 머핀을 계속 키워나가는 방법으로 부푼 커피 머핀에 계속 물을 주입하여 한계에 도달하면 추출이 이루어지는 원리입니다. 이 방법은 투입한 물이 형성된 머핀을 따라 위로 확장되어 머물게 하는 것입니다.
고농도의 커피 원액이 한 방울 한 방울 추출이 시작되면 60g의 물을 가늘고 섬세한 물줄기로 중앙에서 밖으로 다시 중앙으로 5회전을 돌리고 1차 추출을 마칩니다. 1차 추출액은 40g입니다. 서버를 바꾼 후 이어 2차 추출은 70g의 물을 같은 방법으로 투입하여 50g을 추출합니다. 서버를 교체하고 마지막 3차 추출을 합니다.
커피 추출을 단계적으로 분리하여 1차에서는 단맛과 바디감을, 2차 추출에서는 커피 체리가 가지고 있는 산미와 커피 본연의 아로마를 느낄 수 있으며 마지막 3차 추출에서는 부정적 성향의 성분을 맛볼 수 있습니다. 1차와 2차를 섞어 마시는 용도로 사용하고 3차 추출액은 음용이 아닌 미용의 목적으로 사용한다고 합니다. 커피 샴푸나 커피 목욕제가 그에 해당하는 사례라고 볼 수 있습니다.
맛과 건강 두 가지를 다 잡는 추출법이라고 소개하고 있는 분리 드립 추출법에 대한 영상은 아래에 링크하였으니 한 번 경험해 보시기 바랍니다.
1:1~1:2의 비율로 추출한 커피 원액, 고농도 에센스의 개념이 지연식 드립에 이어 분리 드립에도 그대로 나타납니다. 분리 드립 커피에서 사용하는 1차와 2차를 혼합한 커피 원액은 사용된 커피의 양과 1:1의 비율을 가집니다.
최정현 대표는 분리 드립에 사용된 커피 원액의 카페인 함량을 분석하였는데 일반 커피 기준 20%~10% 정도의 카페인 함량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는 카페인 성분을 닫고 추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연식 불림 추출의 이형교 대표도 비슷한 맥락으로 지연식 드립이 카페인 함량이 적다고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카페인은 물에 노출되는 시간 동안 추출이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량의 물을 사용하여 원액을 내리는 방법이 카페인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됩니다.
물을 적게 사용하는 에스프레소의 경우 20g의 원두로 40ml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면 1:2의 비율이며 분리 드립이나 지연식 드립 추출의 경우 1:1의 비율로 추출하니 물이 커피 입자를 거치는 양이 2배 가량 차이 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드립은 자연식 낙하 방식이라 물에 닿아있는 시간이 보다 긴 반면 에스프레소 추출에는 9기압의 강한 압력이 동반되니 카페인을 추출하는데 단점이 각각 상쇄된다고 판단됩니다.
에스프레소의 농도가 7~8D 정도이고 지연식이나 분리 드립의 경우 적어도 8~10D 이상의 농도를 보이니 적어도 에스프레소보다 적은 함량의 카페인이 녹아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에스프레소는 18~20g의 원두로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반면 분리 드립의 경우 30g으로 1잔의 커피를 만드니 작은 차이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두 드립 방식에서 사용하는 커피의 분쇄도를 보면 700~800μm로 보편적인 핸드드립의 분쇄도 범위인 900~1200μm보다 작은 크기입니다. 푸어오버 방식의 드립에서 분쇄도가 작으면 추출에 저항이 많이 걸려 미분이 필터를 막아 물에 잠기게 되는 현상이 발생합니다. 가는 물줄기를 주로 사용하는 두 가지의 드립 추출 모두 커피 빵(머핀)을 만들어 낸 후 물의 확장을 이용합니다. 입자가 크면 커피 빵을 유지하기 힘듭니다. 더치 커피에서 사용하는 분쇄도는 작은 물의 양에도 커피와 커피 사이에 물이 머금는 시간이 길어지고 커피 안의 성분을 내보내는데 유리한 조건이 됩니다.
농도 짙은 원액을 추출하기 위해 뜸 들이기를 5회 정도 진행하는 부분도 유사합니다.
최정현 대표는 분리 드립에 사용된 커피 원액의 카페인 함량을 분석하였는데 일반 커피 기준 20%~10% 정도의 카페인 함량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 이유는 카페인 성분을 닫고 추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연식 불림 추출의 이형교 대표도 비슷한 맥락으로 지연식 드립이 카페인 함량이 적다고 하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카페인은 물에 노출되는 시간 동안 추출이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량의 물을 사용하여 원액을 내리는 방법이 카페인을 줄이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됩니다.
물을 적게 사용하는 에스프레소의 경우 20g의 원두로 40ml의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면 1:2의 비율이며 분리 드립이나 지연식 드립 추출의 경우 1:1의 비율로 추출하니 물이 커피 입자를 거치는 양이 2배가량 차이 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드립은 자연식 낙하 방식이라 물에 닿아있는 시간이 보다 긴 반면 에스프레소 추출에는 9기압의 강한 압력이 동반되니 카페인을 추출하는데 단점이 각각 상쇄된다고 판단됩니다.
에스프레소의 농도가 7~8D 정도이고 지연식이나 분리 드립의 경우 적어도 8~10D 이상의 농도를 보이니 적어도 에스프레소보다 적은 함량의 카페인이 녹아있겠다고 생각합니다. 에스프레소는 18~20g의 원두로 커피 한 잔을 만드는 반면 분리 드립의 경우 30g으로 1잔의 커피를 만드니 큰 차이가 되지는 않을까 합니다.
둘 다 커피의 긍정적인 향미가 추출되는 최적의 지점에서 추출을 마칩니다. 브루잉 레시피에서도 후반 잡미가 나오는 시점에서 정리하는 것을 기준으로 삼고 있음은 공통적인 부분입니다. 어떤 방식이 통제하기가 쉽고 균일한 추출을 이룰 수 있는가의 관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브루잉 챔피언의 레시피대로 따라 해 봐도 원두에 따라 과다 추출로 잡미가 많이 느껴지거나 추출이 적어 싱거운 경우를 경험합니다.
추출도 로스팅과 같다고 생각됩니다. 기준이 되는 프로파일로 모든 콩이 잘 볶아지는 게 아닌 것처럼 브루잉에도 지연식이나 분리 드립에도 원두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입니다. 조직이 연한, 다공질 구조가 무너진 디카페인 원두만 해도 가스 부족으로 추출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약배전 원두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럴 때는 분쇄도를 줄이고 물의 확장을 이용하고 잦은 드립으로 조건을 맞추어 주어야 합니다. 그렇게 정답이 아닌 적절한 방식을 찾아갈 때 자신에게 맞는 드립 방식을 선호하게 될 것입니다.
두 드립 방식에서 추출된 농도 짙은 원액이 주는 커피 향미는 깔끔합니다. 클린 컵이 좋습니다. 스페셜티 커피에 잘 들어맞는 드립으로 향미를 잘 표현합니다. 카페스톨과 카페인 역시 적어 단맛과 아로마가 더 부각됩니다. 추출 후반부에 나오는 텁텁함과 불쾌한 맛들이 제거되어 애프터가 깁니다.
반면 부정적인 성분이 적어 단점 또한 존재합니다. 바디감의 텍스처가 묽을 수 있습니다. 다소 가볍게 느껴지거나 중간 정도 무게의 향미를 가진 커피가 많습니다.
커피를 알아가다 보면 자극적인 맛에 길들거나 더 자극적인 플레이버를 원하게 됩니다. 돌이켜 보면 건강하지 않은 소재를 사용하면 인간은 더 심각하게 중독되는 경향을 보입니다. 마이클 모스의 ‘음식 중독’에서는 마약에서나 다루는 중독이란 글자를 음식에서 찾아볼 수 있는데 중독의 중요한 특징으로 뇌를 자극하는 속도를 꼽습니다. 1000분의 1초를 기준으로 중독의 세기를 측정하면 뇌를 자극하는 데 가장 빠른 것은 가공식품이라는 것입니다. 중독은 기억과도 깊은 관련이 있으며 음식에 관해 생성해 내는 기억은 다른 어떤 것보다 강력하고 오래 지속된다고 합니다. 청춘 시절 기억 속에 마시던 Dry Distillation의 강렬한 커피 맛은 스파이시에 매력을 느끼고 스모키한 탄 맛과 쓴맛을 쫓으며 송진향과 타르 향, 숯 향을 찾는 취향을 만들기도 합니다.
맛과 건강을 다 잡은 핸드드립 추출법은 크리스티앙이 추천하는 커피 추출법입니다.
자기 집에서 스스로 핸드픽하고 로스팅한 커피로 종이필터를 사용한 드립 에센스 추출이 가장 건강하고 커피가 가지는 향미를 잘 잡아내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향미 부분과 건강에 부합되는 커피를 즐기는 방법들은 서로 교차하는 원리가 같습니다. 그 원리대로 추출된 커피는 단맛이 좋으며 커피의 향미가 잘 느껴지며 풍부한 마우스필과 클린컵, 긴 후미로 마음을 달랩니다. 그리고 이런 방법으로 커피를 즐기는 것이 자극적인 맛의 중독에서 벗어나는 것이 핵심입니다. 이 두 가지 방식의 핸드드립을 적극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