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 드립을 알아보다 보면 한국과 일본, 대만의 바리스타 챔피언들이 내놓은 추출 방법이나 공식들이 많습니다. 그대로 따라서 추출을 하면 서버에 바로 마실 커피가 완성됩니다. 아이스 드립 커피 같은 경우는 얼음을 서버에 담아 놓고 정드립으로 내리거나 뜸 들이는 물의 양을 조금 줄이고 물의 양이나 붓는 횟수를 줄여 약간의 가수(加水) 하는 정도로 추출이 끝나게 됩니다. 이런 보편적인 추출 방법은 내리는 사람이나 커피 종류, 분쇄도와 같은 변수의 편차를 줄여 편하고 쉽게 드립 추출을 유도하는데 목적이 있습니다.
핸드 드립을 즐기다 보면 커피 원액이나 에센스라는 농도 진한 커피 원액 추출에 대해 듣게 됩니다. 그러면 당연히 알아보고 추출해 보는 것이 점드립과 지연식 드립일 것입니다. 이 농도 짙은 추출법은 핸드 드립의 용도를 넓혀주고 다양한 활용도를 가능하게 하기에 저 또한 적극 권장하는 추출 방법입니다. 이 방법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고노 드리퍼는 점드립으로 잘 알려진 드리퍼입니다. 고노 드리퍼가 나온 뒤에 점드립이 접목되어 특화된 것이 아니라 이미 있던 점드립 방식의 추출을 구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드리퍼입니다. 넬드립(융드립)의 추출 방식을 계승한 고노 드리퍼는 넬드립의 맛을 얻기 위해 기존의 점드립 추출 방식의 장점을 살려 개발해 낸 드리퍼라는 이야기입니다. 또한 융드립의 유지 관리에 불편함을 개선하고 간편하게 내릴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 고노 드리퍼에 담는 원두의 양은 리브의 높이보다 높게 함을 원칙으로 합니다.
– 1인분의 커피 250ml를 만들기 위해 분쇄된 커피 두 스푼을 담습니다. 약 20~22g 정도의 양입니다.
– 도구를 이용하여 가운데에 홈을 만듭니다.
– 드리퍼 가운데 파인 홈에 점드립을 시작합니다. 점드립으로 중앙부를 계속 공략하여 필터의 아랫 부분부터 위로 젖어 올라가는 것이 정상적으로 진행된 것입니다.
– 적셔 올라온 커피가 반 이상 되었을 때에 물줄기로 동전 크기 정도로 시작하여 젖지 않은 커피 가루를 차례대로 돌려가며 후에는 크게 원을 그리며 부어줍니다. 물줄기를 일정하게 유지하여 끊지 않고 원 푸어로 드리퍼 상부까지 차도록 부어줍니다. 그렇게 되면 상부에는 거품이 많이 생깁니다. 상부의 거품이 리브를 타고 내려오지 않도록 살피며 서버에 150ml 정도가 될 때까지 기다립니다.
– 추출 양이 150ml 정도 되면 드리퍼를 옮깁니다. 가수하여 총 250ml 커피를 만듭니다.
중앙 부분을 처음부터 계속 점드립하기 때문에 나중에 과대 추출이 될 소지가 큽니다. 그래서 점드립하는 스킬과 물방울의 연계 속도를 잘 조절하여야 합니다. 고노 드립에는 약배전 원두보다 중강배전 이상의 원두가 알맞다는 의견은 산미 중심의 스페셜티 커피보다 단맛과 묵직한 바디감이 좋은 커피를 표현하는데 좋은 드리퍼이기 때문입니다.
드립 포트의 수구를 살살 위아래로 흔들거나 정밀하게 점드립을 시연하는데 주로 사용하는 드립 포트는 호소구치형 포트를 사용하는 편이며 점드립에 특화된 드립 포트를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고노 점드립의 장점은 추출이 어느 정도 이루어지고 난 후 잡미가 생기는 타이밍에 점드립에서 물줄기로 바꾸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드리퍼를 가득 채워 잡미를 상층부에 잡아 놓는 것입니다. 이때 발생한 거품은 커피의 잡미, 곧 셀룰로오스로부터 생성된 부정적인 향미인데 이것이 추출되지 않도록 드리퍼 상부에 묶어놓아 추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입니다.
참고할 만한 고노 점드립에 관한 영상이 있어 영상을 공유합니다.
우든템퍼 공식계정
카페제라TV
고노 드립에서 농도 진한 커피 에센스를 추출하는 방법은 점드립으로 추출하는 과정을 지나 물이 차오르는 타이밍에 진행하는 푸어 오버 시에 드리퍼를 제거하는 것입니다. 추출된 커피의 농도는 TDS 5~6% 정도가 됩니다. 아직 추출할 성분이 남아 있기에 추출 수율이 낮은 편입니다. 그래서 신점드립이나 지연식 추출 방식을 응용하면 고노 드리퍼로도 농도 깊은 원액을 추출할 수 있습니다.
핸드 드립에 대표적인 추출 방식인 점드립은 일본에서 ‘아티잔(Artisan)’이라고 불리는 장인들에 의해 잘 알려진 추출 방식입니다. 한국에서는 물방울 드립이라고도 하는 점드립을 종(縱)의 맛(커피 에센스)과 횡(橫)의 맛(섬유소(셀룰로오스) 성분의 맛)의 원리로 접근하여 신 점드립을 알린 웨일즈빈의 정영진 바리스타가 대표적입니다. ‘맛있는 커피의 비밀’, ‘커피디자인’이란 책으로 신 점드립을 알리고 커피 에센스 보급, 핸드 드립 교육을 비롯하여 다양한 커피 관련 교육 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관심이 있다면 ‘웨일즈빈’을 통해 정보를 얻기 바랍니다.
점드립은 기존 드립 물줄기가 낙차로 인해 교반(攪拌) 되어 나타나는 부정적인 맛들이 추출되지 못하도록 고안해 낸 방법이라고 보면 됩니다. 드립 포트에서 떨어지는 물이 줄기를 이루지 않고 한 방울 한 방울 떨어지며 커피 원두 가루를 밀치고 들어가지 않고 사뿐히 앉아 적시는 원리입니다. 이런 점드립은 투입되는 물의 양이 적기에 연속적으로 물방울을 사용해야 합니다. 그렇게 4~5분 정도의 시간을 한 방울씩 정성을 들여 내린 한 잔의 가치는 높게 평가됩니다.
신점드립은 고노 점드립과는 달리 초반에 불림 단계를 가집니다. 드리퍼 내의 커피가 적절히 적셔질 정도로 물줄기를 사용하여 뜸을 들입니다. 30초 정도 뜸을 들인 후 점드립을 시작합니다. 점드립은 방법은 중앙부터 원을 그리듯 돌려가며 전체를 골고루 적셔줍니다. 불림에 의한 면이 꺼지지 않게 유지하며 골고루 1차 추출을 끝내고 잠시 쉬었다가 물이 빠지는 타이밍을 봐서 다시 2차 추출을 진행합니다. 마지막에 물을 부어 마무리하여 적절한 농도로 가수하여 한 잔의 커피가 만들어집니다.
점드립에 사용되는 물방울의 속도는 매우 빠른 편으로 마치 물방울이 연달아 떨어져 내려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렇게 불림의 단계를 거치고 빠른 점드립을 통해 기존 점드립의 단점이었던 추출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 3분 정도로 잡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3분 정도의 시간은 일반 드립 커피를 내리는 시간으로 기존 점드립 매장의 단점을 개선한 것입니다. 가수하기 전의 농도는 약 5%내외로 마지막에 물줄기를 써서 마무리하는 부분을 자연낙화로 마무리 한다면 더 높은 농도를 만들 수 있습니다.
신점드립의 영상은 정영진 바리스타의 영상으로 대체합니다.
– 1인분 신점드립
– 2인분 신점드립
– 5인분 신점드립
– 고노 드리퍼를 이용한 신점드립
JR드리퍼로 알려지고 생활의 달인으로도 알려진 천안 랜디스의 이형교, 박혜정 대표의 드립 기술입니다. ‘핸드드립은 기술이다’ 책으로도 만나볼 수 있지만 절판되어 도서관이나 중고 책방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유튜브 영상(하단 링크 참조)으로 충분히 지연식 드립을 배울 수 있습니다. JR드리퍼와 한지 필터를 사용하면 가장 최적화된 에센스를 추출할 수 있지만 추출 원리를 이해하면 하리오나 칼리타로도 충분히 에센스 추출이 가능합니다.
지연식 드립 추출의 특징은 섬세한 물줄기를 사용한다는 부분입니다. 고농도 추출을 위해 물방울이 아닌 물줄기를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1차 뜸 들이기는 분쇄된 커피의 지름의 반 정도를 원을 그리며 물을 주입합니다. 투입된 물에 의해 분쇄된 커피가 부풀게 되는데 확장이 멈추는 타이밍에 2차 500원짜리 동전만한 크기로 물을 투입합니다. 투입되는 물의 양은 10~15g 정도 됩니다. 그렇게 같은 방식으로 뜸 들이기를 3~5차에 이르면 부푼 커피가 드리퍼 내부 벽면까지 밀려나 닿게 되고 하단 서버에 추출이 이루어집니다. 확장이 다 이루어지기 전에 추출이 이루어졌다면 물의 수평적 확장보다 중력에 의한 수직적 확장이 먼저 일어 난 것이니 물의 양을 더 줄여야 합니다. 이 단계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야 물 주입량과 타이밍에 익숙하게 됩니다.
추출이 시작되고 물의 양은 커피의 저장성 한계까지 투입합니다. 저장성의 한계란 부풀어 확장되는 커피의 외벽이 허물어지지 않는 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물이 투입되는 중앙 부위는 투입된 물이 교반 되어 계속 커피를 적시며 확장되어 외곽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합니다. 에센스 추출이 시작되어도 계속 중앙을 중점으로 물을 조금씩 투입하여 벽이 허물어지지 않도록 유지합니다. 마무리가 되는 시점은 커피의 양과 추출량을 1:1~1:2사이가 되며 추천하는 비율은 1:1.5입니다. 1:2의 비율이 넘어가면 잡미가 발생합니다. 이때가 서버에 추출된 에센스에서 지저분한 거품이 일어나는 시점이기도 합니다. 보다 농도가 짙은 추출을 원할 때에는 물의 양을 줄이고 자주 투입해 주어야 합니다.
분쇄도는 핸드 드립보다 가늘고 에스프레소보다 굵게 사용합니다. 더치커피용 분쇄도 수준이 됩니다. 물의 온도는 끓는 물을 바로 사용합니다. JR드리퍼일 경우 드리퍼의 높이에서 1cm 낮게 분쇄 원두를 넣으면 28~30g이 됩니다. 지연식 드립 추출로 얻을 수 있는 농도는 보통 TDS 8% 이상으로 숙련도에 따라 11%를 넘기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6~8% 정도의 농도를 추출하는 데에는 큰 무리가 없습니다. 지연식 드립 추출 방식은 잡미와 부정적인 향미를 최소화하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에센스 추출을 목적으로 하는 방식 중에 가장 추천하는 드립 방식입니다. 지연식 드립 추출 방식으로 내린 커피 향미의 특징은 클린컵입니다.
JR드리퍼에 30g의 분쇄 원두를 담고 지연식 추출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5분 정도의 시간입니다. 지연식 추출에 어느 정도 능숙해지면 드립 스탠드를 사용하여 3잔의 커피를 동시에 내릴 수 있습니다. 그 이상은 숙련도에 따라 도전이 가능하겠지만 그보다는 더 큰 드리퍼로 많은 양의 에센스를 내리는 편이 좋을 듯 합니다. 집에서 즐기는 것이 아니라 매장에 적용한다면 지연식 드립을 기반으로 한 고농축 내림 머신 ‘세종대왕’이 있습니다. 관심이 있다면 제작사이며 카페이기도 한 가론커피의 네이버밴드와 인스타그램을 참고하기 바랍니다.
지연식 드립 추출 영상은 아래를 통해 확인이 가능합니다.
– 고농축 드립 커피 추출
– 지연식 뜸 들이기(JR드리퍼) 설명과 주의할 점
이상과 같이 커피 원액, 에센스 추출에 도움이 되는 추출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에센스 추출로 다양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럼 더욱 즐거운 커피 라이프가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