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팅에 관심이 생겨 로스터기를 알아보면 참 많은 로스터기가 속속 나와서 어떤 것이 홈로스팅에 적합할지 고민되기 시작합니다. 그럴 때는 커피 관련 전시회를 가서 체험해 보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10년 전만 해도 홈로스터기는 오늘날처럼 많지 않았습니다. 커피에 미친 소수의 점유물 정도로 여겨졌었습니다. 그러나 비대면 생활권으로 들어갔던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많은 성장을 이루었습니다. 이제는 상업용만 만들던 기업까지 홈로스터기로 사용할만한 작은 용량의 로스터기를 공격적으로 선보이고 있습니다.
홈로스팅의 목적이 개인의 취미 생활에서 스터디 그룹이나 동호회처럼 확대되고 다양해져 가는 것 또한 로스터기의 용량에 변화를 가져다 주었습니다. 홈로스팅에 적합한 것은 보통 적은 용량의 로스터기로 구분하였습니다. 보통 500g 이하의 용량을 홈로스터기라고 생각하는데 최근에는 1kg까지 확장되어가고 있습니다.
로스팅 방식도 AI가 생활에 적용되어가고 있는 시대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마치 하이브리드 자동차가 대세로 떠오른 오늘처럼 좋은 부분을 공유하고 발전되어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스마트 기술이 로스터기에 점차 적용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 번 로스팅했던 데이터를 다음 회차에 그대로 적용하여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어플리케이션에서 구동할 수 있습니다. 또한 로스팅 데이터를 공유하여 다른 나라에서 똑같이 로스팅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변화되고 새로운 기술이 적용되는 로스터기 시장에서 내게 맞는 홈로스터기로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 지 고민이 될 것입니다. 우선 다양한 방식의 로스터기와 목적에 맞는 로스터기를 알아보고 자신의 로스팅 환경과 경제적 여건에 맞춰 결정해야 합니다.
순서는 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 팬 로스터(직화식, 전기), 유리 드럼(직화식, 가스), 전기 히터 간접배기(반열풍), 자연배기(반열풍, 가스)
가장 기본적인 방식입니다. 불에 직접 커피 생두를 볶는 방식입니다. 불에 직접 닿지 않더라도 전도열이 대부분인 것은 모두 직화식 로스터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입문용으로 최적인 방식으로 다양한 방법과 형태로 구동됩니다. 수망을 사용하거나 타공 드럼으로 이루어진 로스터기가 대표적입니다. 열원도 다양합니다. 장작, 숯불, 가스, 적외선, 전열판 등이 있습니다.
수망이나 타공 드럼과 같이 직접 불에 노출되는 방식은 커피 생두가 불에 그을리거나 타기 쉬워 발암물질인 벤조피렌 생성에 취약합니다. 건강에 신경쓰는 분이라면 다른 방식의 로스터를 사용하는 것을 권합니다. 물론 다른 방식의 로스터기라 하더라도 과한 열을 주거나 2팝 이상 볶으면 벤조피렌은 피해갈 수 없습니다.
직화 방식의 로스팅은 로스터기의 특징과 로스팅 구간별 현상과 열량 조절을 많은 경험을 통해 숙련하여야 비로소 자신이 원하는 로스팅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로스팅 중에 볶아지는 커피 생두를 직접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로스터가 많습니다. 수망을 비롯하여 타공이나 유리로 된 드럼을 적용한 로스터기는 커피를 볶는 과정을 관찰하기 좋아서 초심자에게 좋은 선택이 됩니다.
직화식 로스터기는 비교적 저렴하며 다양한 방식을 경험할 수 있고 직관적인 향미를 입힐 수 있다는 점에서 메리트가 있습니다. 그래서 홈 로스팅에 가장 추천할만한 방식이라 생각됩니다. 직화식 로스터기를 통해 취미 생활을 하며 커피를 볶다가 좀 더 욕심이 생긴다면 반열풍, 열풍 방식의 로스터기로 폭을 넓히면 됩니다.
직회식 로스터기 구성도 (타공 드럼)
홈로스팅용으로 주로 언급되는 직화용 로스터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제품 사양은 링크를 따라 알아보시고 구매는 인터넷 검색하여 최적의 조건으로 구매하기 바랍니다.
제이닷로스터(제이씨컴퍼니), 보카보카 & 코너스톤(이레플러스), 칼디 미니 & 팝(칼디 커피랩), 카멜 RTX(카멜), 글라스터(베스트그린라이프)
현재 로스팅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방식입니다. 직화식 드럼에 열풍의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한 방식으로 직화식 로스터기의 단점을 보완하여 보다 균일한 로스팅을 할 수 있어 커피의 향미 표현에 안정적입니다. 또한 열풍을 활용하여 열효율이 높으며 커피 생두에 입혀지는 열량이 고른 편입니다. 그래서 블랜딩 로스팅에도 유리한 방식입니다.
단점으로는 예열 시간이 비교적 길며 지나친 열량으로 단시간 로스팅을 끝냈을 때 언더 디벨롭이 날 확율이 높습니다. 댐퍼나 배기 팬의 속도 컨트롤과 드럼의 회전 속도와 같이 주로 열량만 컨트롤 하던 직화식 로스터기보다 컨트롤 해야 할 것이 더 많습니다. 로스터기 운용 숙련도에 따라 향미 표현의 차이가 납니다.
열원으로 상업용 로스터기는 가스를 주로 사용하고 있지만 가정이나 로스터리 카페용의 소형화 장비가 나오면서 전기를 열원으로 하는 로스터기가 많아지고 있습니다. 전기를 사용하는 홈로스터 용 로스터기는 800~2000w 정도가 주로 제품화 되어 있습니다. 특히 스마트, 친환경, 저탄소를 내세운 제품의 경우 사용 용량이 적습니다. 후기를 꼼꼼히 확인하여 열량이 모자르지는 않는지 판단하여 구매하도록 해야합니다.
배기 조절 유무에 따라 자연배기와 간접배기 방식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자연배기 보다는 간접배기 방식이 향미 구현의 폭이 넓은 대신에 컨트롤이 다양하며 복잡합니다.
반열풍식 로스터기 자연배기 방식 구성도
자연배기와 간접배기의 장단점과 가성비 때문입니다. 반열풍의 시작이 되는 자연배기 방식은 직화식 로스터기와 가격 차이가 크게 나지 않아 직화식 로스터기를 운영하다 옮겨가기 좋은 대안이 됩니다. 또한 운용 방식이 열량 위주라 컨트롤 또한 익숙합니다. 자연배기 제품 중에는 인기있는 가성비 제품과 아무렇게나 볶아도 맛있게 볶인다는 명기들이 있어 홈로스터라면 한 번 쯤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가장 홈 로스터들이 선호하는 자연배기 방식의 반열풍 로스터기는 아래와 같습니다.
칼디 로스터 시리즈(칼디 커피랩), 퀴클롭스250(오떼르 커피 로스터)
반열풍식 로스터기 간접배기 방식 구성도
간접배기 방식은 싸이클론 방식의 채프콜렉터와 부가적인 장치가 구성되어 화재와 관리 측면에서 유리합니다. 자주 볶아야 하는 환경이라면 구매하게 되는 로스터기라 할 수 있습니다. 가격이 높다는 단점보다는 장점이 많아 대부분의 로스터리 업체와 카페에서 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홈로스터용 간접배기 반열풍 로스터기는 대부분 메이저 업체들이 제작하고 있습니다.
부자로스터, 태환로스터, 아이로스터, 칼디로스터, 샌드박스, 일렉스터, 알리오 불렛 R1
열풍식 로스터기는 강력한 열풍을 드럼으로 보내 순환하여 볶는 방식입니다.
뜨거운 바람은 둥근 커피 생두에 골고루 전달되어 콩의 밖에서 안으로 익는 정도가 심하게 차이나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로 로스팅 균일도가 가장 좋은 방식입니다. 그래서 약배전이나 노르딕 커피 로스팅에 유리한 방식입니다. 그리고 열풍을 순환시켜 재사용하므로 열 손실이 적습니다. 또한 콩의 전체를 골고루 익히다 보니 로스팅하는 시간이 적습니다. 보통 직화식이 10분대라면 반열풍이 8분, 열풍이 6~7분대입니다.
최근들어 커핑을 통해 커피 향미의 분석에 가장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음이 느껴집니다. 커핑에 사용되는 커피 로스팅 배전도는 중약배전이 기준이 됩니다. 그 정도의 배전도에서 가장 커피 본연의 향미를 살리는 로스터가 열풍식 로스터임을 인정하는 셈입니다. 그 대열에 독주하고 있는 기업이 국내 업체인 ‘스트롱홀드’입니다.
열풍 로스터기는 홈 로스터로서 하나 정도 갖고 싶어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150g 이하의 샘플 로스터용 열풍 로스터가 키로급 반열풍 가격에 준하는 고가이기에 아직은 극소수만의 전유물로 자리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동안 중국발 열풍식 로스터기들이 온라인 커뮤니티에 소개가 되고 로스터리 모임에서 테스트 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완성도가 떨어지고 컨트롤 또한 제한적이어서 인기를 얻지는 못했습니다.
앞으로 열풍식 로스터기가 로스팅를 분야를 주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이유는 홈로스팅에 적합한 로스터기를 제작하는데 용이합니다. 스마트 기술을 연계하여 로스팅 데이터를 구축, 공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가정, 카페, 차량, 캠핑 등 다양한 환경에서 적용할 수 있으며 소비하는 전기 용량을 줄여 저탄소 효과도 가져올 수 있습니다. 아직은 고가로 형성되어 있지만 속속히 발표되고 있는 후발 열풍식 로스터기의 퀄리티와 시스템은 업그레이드 되고 가격은 저렴해지고 있습니다. 별도로 구성해야 했던 채프 제거와 쿨링, 배기 시스템이 하나로 구성되는 세트 구성이 보편화 되어가고 있는 것도 긍정적인 부분입니다.
최근에는 홈로스터와 로스터리 카페를 타겟으로 샘플 로스터기 용량부터 300g대까지 로스팅이 가능한 열풍 로스터기가 스트롱홀드의 S2와 칼디 커피랩의 에어트론을 중심으로 소개되었습니다. 고가의 장비이기에 홈로스터보다는 카페 이상의 환경에 맞는 로스터기로 봐야겠습니다. 대신 오래전부터 홈로스터에게 선택 받은 장비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제네카페입니다. 간접적 열풍 방식의 로스터기입니다. 최근에는 중국발 저가형 미니 열풍로스터기(Cafemasy 제품 등)대들이 들어오고 속속 시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이카와 부럽지 않은 성능을 보여준다고 하니 로스터기 시장을 관망하다 보면 조만간 가성비가 좋은 열풍 로스터기를 만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샘플로스터는 커피의 향미를 찾고 정의하는데 가장 합리적인 방법입니다. 그러나 잘 알려진 샘플로스터(IKAWA, ROEST) 의 가격이 개인이 소장하기에 너무 고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샘플로스터의 용량은 50g에서 100g 정도가 보편적입니다. 그래서 100g 정도를 볶는데 적합한 로스터기를 샘플로스터로 활용하면 합리적인 방법이 될 것입니다.
이에 적합한 로스터기로는 Cafemasy 제품군과 같은 열풍로스터 입니다. 이런 제품군은 현재 해외구매 대행으로 구매해야 하는데 아직은 모든 채널에서 테스트 중이라 성능에 대한 부분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또한 배송 중에 파손되는 사례가 많고 고객 응대가 늦어 경제적, 시간적으로 손실을 입는 경우가 많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국내 제품으로는 최대 250g 용으로 나온 제품들입니다. 모델 이름에 250이란 숫자가 붙어 나오는 편입니다. 모든 로스터기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지만 보편적으로 최대 용량의 40~50% 정도가 적정 용량으로 생각하면 최대 70% 까지를 커피가 잘 볶이는 용량이라고 간주합니다. 250의 모델 경우 100~180g 정도가 추천되는 이유입니다.
취미 생활이자 여유를 즐기는 나와 가족 만을 위한 커피 라이프가 주된 목적이라면 샘플 로스터기를 포함하여 300g 이하를 볶아내는 로스터기라면 충분합니다. 아니 넘칩니다. 한 번 볶아내는데 생두의 양이 100g 이면 좀 적고 200g 전후라면 알맞다고 생각됩니다. 스페셜티 커피를 접하다 보면 다양한 생두를 구매하게 되며 다양한 생두를 볶게 됩니다. 그러면 볶은 커피들이 남거나 산패되어 버리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그래서 주위 사람들에게 나누게 되기도 하는데 이렇게 일이 점점 커지게 되는 것을 탐탁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면 로스팅 할 때 적절한 양을 볶아야 합니다.
이처럼 로스터기를 알아보고 자신에 맞는 것을 결정하는데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알아보았습니다. 사용해 보면 알 수 있는 장단점이 있듯이 사용해 보기 전까지는 해당 로스터기의 장단점을 다 알 수는 없을 것입니다. 가급적 로스터기 포럼이나 동호회, 카페 등을 가입하여 사용자의 후기와 팁을 알아보고 나서 구매를 결정하는 것이 합리적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