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팅

ROR로 알아보는 로스팅 디펙트 (자연 배기)

아티산 프로그램을 연동하여 로스팅을 하게 되면 대부분 ROR 그래프를 보면서 화력 조절을 하거나 로스팅 계획을 세우게 마련입니다. 물론 자연배기형 로스터기 상황일 때입니다.

ROR을 보면서 로스팅 할 경우 해당 생두의 기본 로스팅 프로파일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 과정에는 기본적인 생두의 분류별 프로파일을 마련해야 합니다. 생두의 크기와 가공(워시드, 내추럴 등)에 따라 기본적인 프로파일을 자신의 로스터기의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볶아보면서 마련해 두어야 합니다. 그 기반 위에 새로운 생두를 볶아보고 생두의 특성에 맞게 향미를 찾아야 하겠습니다.

표현하고자 하는 향미를 목표로 ROR 그래프를 계획하는데 필요한 도움이 될만한 사항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로스팅 디펙트란?

ROR 그래프로 향미 특징이 어떻게 발현되는지에 대한 분석, 정보들은 다양한 커피 로스터 관련 서적과 온라인 채널을 통해 접하였을 것입니다. 로스팅 디펙트라는 개념으로 정리를 한 사람은 시그니처로스터스의 장문규 로스터로 안스타 유튜브 언스페셜티 에듀 클래스 커피 로스팅 관련 채널을 통해 언급하였습니다. 아래 영상을 참고하시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로스팅을 실패하면 커피에서 이런 맛이 납니다. 그럴 땐 ‘이렇게’ 해보세요. (국가대표 장문규 로스터)
출처 – 본 영상은 국가대표 장문규 로스터의 “로스팅 챔피언의 로스팅 AtoZ! 기초부터 프로파일 설계까지” 언스페셜티 에듀 클래스 중 일부입니다.

이 로스팅 디펙트는 로스팅 중에 진행되는 과정 중에 발생하는 결점을 말합니다. 로스팅 후 관능 평가를 통해 로스팅 디펙트를 줄이고 표준이 되는 로스팅 프로파일을 만들어가는데 꼭 필요한 것입니다.

이 개념은 다양한 생두를 가지고 로스팅을 하는 홈 로스터와 상업용 라인의 로스터기를 운용하는 로스터 모두 기본적으로 갖춰야 하는 개념이라 생각됩니다. 볶은 원두의 향미가 잘 발현되지 못했을 때 원인을 찾고 로스팅 방향을 잡는데 기준이 되는 일이며 처음 접하는 생두를 볶을 때에도 생두의 특성에 맞는 표준 프로파일을 사용해 해당 생두의 특성을 찾고 발현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로스팅 전에 의도하는 방향을 프로파일로 그려볼 것입니다. 아래 그래프를 어떤 생두의 표준이 되는 그래프로 가정해 봅니다.

1. 스코치드 (Scorched)

로스팅 중에서 발생하는 스코치드 디펙트는 과한 화력으로 인해 콩의 표면이 그슬리거나 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드라잉 구간의 스코치드로 인해 생두 안의 수분을 표면으로 빨리 증발시켜 속이 덜 익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생두를 잘 볶는 것은 생두 안의 수분을 잘 사용하여 내부까지 잘 익히는 것이 중요한데 과한 화력으로 생두 표면의 수분이 증발해 열을 안으로 전달할 매개체가 사라져 내부까지 제대로 익히지 못하는 결과를 얻습니다. 이러한 결과로 언더 디벨롭이 발생합니다.

이런 원리를 긍정적으로 활용한다면 화려한 꽃 향이나 뛰어난 산미를 가진 생두의 경우 초반 화력을 평소보다 조금 강하게 활용하여 특별한 향미를 살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이런 기대를 가져올 화력의 활용은 기본적으로 생두의 퀄리티가 뛰어나야 하며 다음으로는 많은 노하우를 통해 언더디벨롭을 피해 갈 수 있는 스킬을 가진 로스터, 열풍의 비율이 높아 콩의 겉과 속을 균등하게 익힐 수 있는 로스터기가 구비된 상태일 것입니다.

마이야르 구간의 스코치드는 단맛이 부족한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1차 크랙의 시점을 앞당기며 전체 로스팅 시간을 줄이고 1차 크랙부터 시작되는 디벨롭 구간의 열량이 불안정하게 됩니다. 그 결과 배출 온도는 같지만 DTR이 짧아져 그만큼 언더 디벨롭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디벨롭 구간의 열량이 과도하게 높아져 생두가 가지고 있는 향미를 온전히 이끌어내는데 부족한 DTR이 될 가능성이 큽니다.

 

2. 베이크드 (Baked)

베이크드는 정의하기에 다소 다른 의견들이 있습니다. 가장 보편적인 의견은 산미와 단맛이 무너졌을 때 베이크드라고 합니다. 밋밋함으로 표현합니다. 베이크드 된 향미를 알아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생두 본연의 향미 문제로 바라보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베이크드 됐다는 평가를 내리기 위해서는 훈련과 연습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드라잉 구간의 베이크드는 적절한 화력보다 낮은 열량으로 산미 표현이 줄게 됩니다.

마이야르 구간의 베이크드는 단맛의 표현은 좋은 편이지만 탄듯한, 그을린 향을 동반하는 경우가 발생합니다. 적은 화력에 1차 크랙이 늦어지게 되고 DTR도 길어지며 그로 인해 총 로스팅 시간이 길어집니다.

베이크드의 현상은 로스팅 중 향미 발현이 과해져 배출 후 원두가 가지고 있는 향미가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향미 손실에 의해 밋밋해지고 쓴맛이 도드라지고 텁텁한 뒷맛을 쉽게 느끼게 됩니다.

베이크드 현상은 뒤에 설명할 1차 크랙 뒤에 따라붙는 ROR이 급격히 무너지는 크래시(Crash)에 의해 나타난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3. 플릭(Flick)과 크래시(Crash)

플릭 디펙트는 캐러멜라이즈 구간에서 1차 크랙 돌입에 나타나는 급격한 ROR의 상승 현상을 말합니다. 이 현상으로 인해 불편한 쓴맛이 생깁니다. 플릭 디펙트를 제어하기 위해서는 로스터기의 드럼 열 보존도를 참고하여 1차 크랙 전에 화력을 줄여야 합니다. 열 보존율이 높은 주물 드럼일 경우 화력을 아예 꺼주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반면 간접 배기 로스터기의 경우에는 배기를 열어 컨트롤할 수도 있습니다.

크래시 디펙트는 1차 크랙에 많은 양의 수분이 터져 나와 ROR이 급격히 무너져 내리는 현상입니다. 200℃에 달하는 빈 온도보다 100℃가량 낮은 수분의 온도로 인해 급격하게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크래시 디펙트 결과로 인한 향미 손실은 질감이 거친 맛으로 인해 클린컵이 떨어지게 됩니다.

그렇다면 화력을 어떻게 컨트롤해야 크래시 방어가 가능할까요? 그에 대한 해답은 로스터기의 구조에 따라 달라집니다. 화력 전달의 반응이 빠른 드럼일 경우 현상을 보며 대응하면 ROR이 반등할 수도 있지만 열 보존율이 있어 반응이 느린 스틸 계열 드럼의 경우 1차 크랙이 일어나는 시점부터 화력을 주어 크래시를 방지해야 합니다. 이때에 화력을 과도하게 사용하면 디펙트의 강도가 높아집니다.

 

플릭 디펙트가 발생하면 이어서 크래시 현상이 맞물려 발생합니다.

그래서 플릭 디펙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1팝이 다가오는 시점을 감안하여 그전에 화력을 줄이고 1팝이 터지는 순간부터 적정 화력을 주어 크래시 디펙트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하도록 해야 합니다. 화력 조절의 시점은 로스터기마다 다르며 생두의 컨디션에 따라 다르므로 경험과 검증을 통해 프로파일을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눈과 코의 감각으로 생두의 현상을 보며 로스팅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반면 사람마다 건강 상태나 감기 등의 일시적인 증상에 따라 컨디션이 달라지는 감각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로스팅 과정에 수집되는 데이터를 활용해 객관적이며 재현 가능성을 높이는 로스팅을 추구하는 것도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처음에는 감각적 로스팅이 가능한 로스터기를 사용하다가 점차 프로파일 관리가 용이한 로스터기로 옮겨가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합니다. 로스팅을 팬으로 시작하여 차츰 향미 구현의 폭을 넓히고자 다양한 열원의 로스터기로 시선을 돌리고 나중에는 배치 간 관리가 편리하고 프로파일 운영, 재현성이 높은 로스터기로 정착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습니다.

로스팅 디펙트는 아티산이나 파이어스코프와 같은 프로그램을 연동하여 프로파일을 구축해야 알아낼 수 있는 디펙트입니다. 로스팅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체계적인 관리와 디펙트 없는 로스팅 운영을 해야겠습니다.

로스팅 전에 핸드픽을 통해 생두 안에 결점이 있는 콩(Defect Bean)을 골라내는 일을 합니다. 또한 로스팅 후에 쉘빈, 미성숙두, 조각들과 같이 정상적인 생두와 다른 로스팅 현상 즉, 덜 익거나 진행이 지나친 결점두를 골라내는 일을 기본적으로 하게 됩니다. 이제는 로스팅 중에도 디펙트가 발생했는지 관심을 갖고 들여다봐야겠습니다.

그러면 시행착오를 줄이고 큐그레이더가 명시한 컵 노트를 맛볼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고 디펙트의 불편한 맛들에서 벗어난 스페셜티 커피를 더 많이 즐길 수 있을 것입니다. 경험이 더해질수록 디펙트의 맛이 더 잘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볶으면 볶을수록 어려운 것이 커피 로스팅인 것 같습니다.

 


기준이 바뀌는 삶, 크리스티앙 커피 라이프 ~!

크리스티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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