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점두에는 생두 상태에서 진행하는 선픽(로스팅 전 핸드픽)과 로스팅 후 골라내는 후픽으로 나뉩니다. 생두 상태의 결점두를 고르는 일은 커피가 생산된 나라의 기후와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며 생산 시설과 가공 시설 또한 알아보게 됩니다. 커피 품종과 나라, 기후 조건에 따른 결점두 성향도 경험을 통해 경험하게 됩니다. 커피에 대한 이해, 관여도가 높아짐을 느낍니다.
커피의 결점두를 잘 파악하면 로스팅에도 도움이 되며 건강에 유익한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잘 파악하고 경험하여 커피 생두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향미와 개인적으로 원하는 수준의 원두를 얻을 수 있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생두를 그린빈(Green Bean)이라고 합니다. 농장의 핸드 피커를 통해 수확된 커피 체리가 모입니다. 이 때 잘 익은 체리만 선별 됩니다. 덜 익은 체리는 미성숙된 콩으로 결점두가 됩니다. 내추럴 프로세스를 거친 생두보다 워시드 가공 프로세스를 거친 생두에 미성숙된 콩이 적은 이유는 수세 가공 시에 물에 뜨는 미성숙된 콩이 걸러지기 때문입니다. 그 이후 과육과 점액질을 제거하기 위한 펄핑, 발효 과정과 건조 과정을 거쳐 수분율이 11% 전후의 생두가 됩니다.
SCAA(미국스페셜티커피협회)에서 규정하는 결점두는 블랙빈(Black Bean), 과발효된 콩(Sour Bean), 마른 체리(Dried Cherry), 파치먼트(Parchment Bean), 플로터(Floater), 벌레 먹은 콩(Insect Damaged Bean), 곰팡이 콩(Fungus Damaged Bean), 미성숙두(Immature), 이물질(Foreign Matter), 기형콩(Malformed Bean or Shell)입니다. SCAA에서 규정하는 결점두는 스페셜티 커피로서 주된 향미의 영향으로 결정됩니다. 향미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결점두를 카테고리1(Primary Defects, 1종)로 하고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향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결점두를 카테고리2 (Secondary Defects, 2종)로 분류하고 있습니다.
- 카테고리1 : 풀 블랙(Full Black Bean), 풀 사워 빈(Full Sour Bean), 드라이 체리/팟(Dried Cherry/Pod), 곰팡이 콩(Fungus Damaged Bean), 3개 이상 구멍이 있는 벌레 먹은 콩(Severe Insect Damage Bean, 이물질(Foreign Matter)
- 카테고리2 : 부분 블랙 (Parfial Black Bean), 부분 사워 빈(Parlial Sour Bean), 드라이 체리/팟의 파편(Hull/Husk), 파치먼트(Parchment), 3개 미만 구멍이 있는 벌레 먹은 콩(Slight Insect Damage Bean), 플로터 빈(Floater Bean), 깨진/부서진/잘린 콩 (Broken/Chipped, Cut), 미성숙두(Immature), 주름진 콩(Withered Bean), 쉘빈(Shell Bean)
커피의 향미를 기준으로 하는 결점두와는 달리 이 곳에서는 건강을 보다 높은 가치로 판단하여 결점두를 바라보고자 합니다. 이에 SCAA의 기준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합니다.
건강을 기준으로 한 커피 생두의 결점두
1. 벌레 먹은 콩 (Insect Demage Bean)
커피 베리 보어에 의한 구멍에 푸른 곰팡이가 핀 결점두(인섹트 데미지 빈)
벌레 먹은 콩의 원인은 1차적으로 커피 베리 보어(Coffee Berry Borer) 때문입니다. 일명 브로카, 커피 베리 천공 벌레라고 하며 바구미과의 작은 벌레로 커피 생산량과 곰팡이 피해에 큰 영향을 줍니다.
암컷이 열매의 뚫고 알을 낳으면 알에서 깬 유충은 커피 열매를 뚫고 들어가 씨앗인 커피 생두를 먹고 자랍니다. 이 천공 벌레 암컷이 산란한 결과로 인한 영향은 커피 열매가 일찍 낙과 되거나 커피 콩의 무게를 감소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아라비카의 경우 생두 한 Bag 당 최대 21%의 감소율을 보일 정도입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일은 곰팡이의 침입을 용이하게 만들어 쉽게 푸른 곰팡이가 핀다는 것입니다. 이로 인해 농부들은 커피 베리 보어의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인섹트 빈의 2차적 문제는 커피 베리 보어와 같은 바구미과의 커피 빈 바구미(Coffee Bean Weevil)입니다. 가공이 끝난 커피콩 안을 공략하는 이 벌레는 커피 뿐만 아니라 수출입하는 곡물 모두 해를 끼칩니다. 커피 베리 보어의 경우 암컷이 1.7mm, 수컷이 1mm보다 작은 크기이지만 바구미는 5mm 정도의 크기라 피해를 입은 커피 생두의 경우 약 30% 정도까지 중량을 감소 시킬 수 있습니다. 커피는 보통 선박 운송 편으로 보내어 지는데, 가공 이후 보관, 선적, 생두 수입사에 입고 될 때까지 평균 6개월의 긴 시간이 소요됩니다. 이때까지 바구미의 공격을 차단하며 품질을 유지하는 일이 아주 중요합니다.
푸른 곰팡이는 로스팅을 해도 없어지지 않는 1군 발암 물질인 오크라톡신을 함유하고 있어 꼭 제거해야 하는 결점두입니다. 자세한 사항은 ‘커피의 곰팡이 독소 아플라톡신, 오크라톡신’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스페셜티 등급 커피에서는 곰팡이 독소가 없을 것이라는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까지 경험한 대부분의 스페셜티 등급의 커피 생두에서 곰팡이에 의한 결점두를 보았으며 주로 만연하게 들어있는 커머셜 생두 만큼 가득한 경우도 보았습니다. 반면, 인섹트 빈을 결점두를 삼고 있는 에티오피아의 경우는 G1등급에서 믿을 만한 컨디션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크기를 기준으로 삼는 케냐와 콜롬비아를 필두로 한 중남미 지역의 생두는 꼭 살펴봐야 합니다.
다행히 스페셜티 커피의 등급과 판매 가격이 높을수록 인섹트 빈 결점두가 줄어드는 추세이긴 합니다. 그것은 국내 스페셜티 커피를 선도하고 있는 메이저 회사들이 생산지와 함께 만들어 내고 있는 노력이라 생각됩니다. 국내 스페셜티 시장의 규모가 확대되고 커피 관련 전시회와 온라인 커뮤니티, 유튜브 등을 통해 홈로스터들의 생두에 대한 시선과 기대치가 함께 올라가면서 이루어지지 않았나 합니다.
푸른 곰팡이 콩에서 나온 커피 베리 보어의 애벌레 사체
2. 곰팡이 콩(Moldy Bean / Fungus Damage)
흰색, 노란색, 회색 또는 빨간색, 파란색의 곰팡이 포자가 보입니다. 대부분 과도한 수분에 의해 발생합니다. 지나치게 긴 발효 시간, 습도가 높은 공간에서 건조하거나 보관하였을 경우 오염되며 깨진 콩이나 벌레 먹은 콩에 취약합니다. 곰팡이 피해는 커피 향미 손실에 영향을 미치고 사람에게 건강의 위험을 초래합니다. 향미에 미치는 영향은 다음과 같습니다. 부정적인 신맛, 과도한 발효취, 곰팡이 내음, 페놀성 맛, 흙냄새 등 불쾌한 맛이 납니다.
커피 나무의 질병에 의해서도 곰팡이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잎에 노란색이나 오렌지색의 얼룩이 나는 커피 잎 녹병과 커피 체리를 공격하는 커피 열매병(Coffee Berry Disease)입니다. 심각한 질병이기 때문에 이로 인한 열매 채취는 스페셜티에서 발견하기 어렵습니다.
건강에 치명적인 곰팡이 독소는 벌레 먹은 콩에 주로 발생하는 푸른 곰팡이의 오크라톡신A과 주로 누룩 곰팡이류에서 발생하는 아플라톡신에 의한 진균독소(Mycotoxin)로 간경변, 간종양 또는 간세포 괴사, 급성이나 만성 신장 장애, 뇌 및 중추신경계 장애, 피부염, 조혈조직 장애, 조직출혈물질 등과 같은 증상을 일으킵니다. 물론 커피 뿐만 아니라 탄수화물이 주된 곡물이나 땅콩 같은 콩류, 사료를 중심으로 발생하기에 다양한 유입 경로에 더욱 세심한 관심을 갖고 섭취해야 하겠습니다.
커피 생두에서 곰팡이 결점두를 발견하는 일은 벌레 먹은 푸른 곰팡이 콩을 제외한다면 흔한 일은 아닙니다. 생두업체에서 판매하는 생두에 누룩 곰팡이류가 피었다면 치명적인 일이기 때문입니다. 대부분 업체의 항습과 항온이 되는 보관 시설이 잘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일반 곰팡이 콩이 발생할 조건은 개인적인 보관에서 발생된다 할 수 있습니다.
곰팡이 콩은 습기에 취약한 장마철에 자주 발생합니다. 생두 조직이 약할 수록 발생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특히 디카페인 생두가 곰팡이에 취약합니다. 디카페인 공정에 의해 조직이 약해져 있는 디카페인 생두는 여름철 보관에 더 신경을 써야 합니다. 곰팡이는 일부의 콩에서 다른 콩으로 포자가 퍼지기 때문에 포장 단위의 전체 콩이 피해를 입기에 발견되면 보관 단위로 폐기해야 합니다. 아래의 사진은 하얀 곰팡이가 핀 디카페인 생두입니다. 자갈 처럼 윤기나던 외관이 탁하게 변해 있으며 흔들면 하얀 포자가 날립니다.
슈가케인 디카페인 생두에 핀 하얀 곰팡이
3. 사워 빈/과발효 콩(Sour Bean/Over Fermented)
Stinker라고 불리기도 하는 Sour Bean은 신맛, 상한 와인, 아세트산, 초산과 같은 부정적이고 자극적인 신맛이 납니다. 콩의 색이 붉은 빛이 돌거나 노란색, 연한 갈색이 감도는 경우가 많습니다. 너무 익거나 땅에 떨어진 체리, 더딘 건조에 의한 과도한 발효, 습식 가공 중 오염된 물을 사용했을 때, 발효 탱크의 위생 문제, 수분 함량이 높은 곳에 보관했을 때 발생합니다.
과발효 콩은 자외선(UV)에 밝은 빛으로 반응하는데 이 밝기를 가늠하여 과발효 현상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또한 과발효 현상은 곰팡이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과발효 콩에 의한 곰팡이 진균은 아플라톡신이라는 발암 물질을 만들어 경계해야 합니다. 바로 전 2항 곰팡이 콩에서 언급했었습니다.
사워빈(Sour Bean)의 자외선(UV) 반응 비교 사진
과발효된 콩은 시간이 지나면서 계속 발효가 진행됩니다. 다양한 균들이 표층부터 침식하기 때문에 초기에는 부분적으로 진행하지만 1년 안에 생두 전체가 과발효가 단계로 진행될 수 있습니다. 콩의 수분율이 적을 때에 천천히 진행되지만 11%가 넘을 경우 진행 속도는 더 빨라집니다.
1년이 지나면 패스트 크롭(Past Crop)이라고 하며 2년 이상 지나면 올드 크롭(Old Crop)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생두의 품질은 보관의 차이에 따라 달라집니다. 때로는 뉴크롭을 구매했음에도 과발효 콩이 많은 경우를 경험합니다. 그런 경우 대부분 수확 이후 6개월 이상 걸린 생두의 경우입니다. (워시드가 아닌 프로세스의 콩인 경우도 있습니다) 해상 운송 경로를 통해 오는 동안 선박 창고의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경우입니다. 그래서 최근에는 습기에 취약한 마대자루 대신 보관에 용이한 그레인프로라고 하는 비닐 봉투를 사용합니다.
4. 블랙빈(Black Bean)
다양한 세균에 변질된 결점두입니다. 커피의 겉면이 검은빛이고 주름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커피 생육에 물 부족, 영양 부족 또는 땅에 떨어져 흙의 세균이나 곰팡이로 인해 발생합니다. 그리고 물과 열에 노출되거나 안테스티아(Antestia)와 같은 곤충에 의한 손상에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블랙빈에 의한 맛은 일반적으로 떫고 쓰며 기분 나쁜 곰팡이 냄새와 부정적인 감자 맛, 페놀성의 신맛이 납니다. 이러한 블랙빈에서 나타나는 부정적 맛은 확실히 커피의 품질 수준을 떨어뜨립니다.
블랙빈 결점두
블랙빈은 세균, 곰팡이의 침입으로 인해 발생합니다. 과발효 결점두에서도 곰팡이 원인인 경우가 있듯이 블랙빈도 곰팡이에 의한 손상이 원인 중에 하나입니다. 이 변질된 콩에서 향미나 건강의 긍정적인 부분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커피 향미에 손해를 입히고 건강에 해를 입힐 것은 자명한 사실입니다. 그리고 육안으로 보기에도 좋지 않습니다. 결점두를 고르는 과정에서도 잘 보입니다. 그러니 잘 골라낼 수 있습니다. 그래서 4번째 순위에 올립니다. 누구나 다 골라낼 결점두이기 때문입니다.
지금까지 건강을 기준으로 볼 때 반드시, 꼭 제거해야 할 결점두를 알아 보았습니다.
돌이나 나뭇가지, 시멘트 조각과 같은 이물질을 결점두로 넣지 않은 것은 결점두(Defect bean) 즉, 결점이 있는 생두(Green Bean)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음에는 로스팅에 영향을 주는 결점두를 알아 보도록 하겠습니다. 로스팅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건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