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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의 곰팡이 독소 아플라톡신, 오크라톡신

우리가 즐기는 커피에 대해 한 가지 더 알아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곰팡이가 만드는 발암물질인 진균독소 ‘아플라톡신‘과 ‘오크라톡신‘입니다. 그렇다면 이 곰팡이 독소 아플라톡신과 오크라톡신은 무엇이며 우리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 어떻게 해야 보다 안전하게 커피를 즐길 수 있을 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아플라톡신 (Aflatoxin)

아스페르길루스 플라부스(Aspergillus flavus), 아스페르길루스 파라시티쿠스(Aspergillus parasiticus), 아스페르길루스 노미우스(Aspergillus nomius)와 같은 곰팡이 진균들에서 만들어지는 독소로 B1, B2, G1, G2의 타입이 있습니다. 독성의 순서로는 B1>G1>B2>G2 순으로 강합니다. 아플라톡신 B1과 B2가 수산화(hydroxylation) 되어 형성된 M1 타입과 M2 타입도 있습니다.

주로 유입되는 경로는 오염된 음식을 섭취하여 감염되며 때로는 피부를 통해서도 감염이 이루어집니다. 주로 유제품을 통해 감염되는 M1은 소화기를 통해 빨리 흡수됩니다. G2 타입은 호흡기와 점막을 통해 감염되는데 면역 반응을 과도하게 일으킵니다.

가장 강력한 독성인 B1 타입의 아플라톡신은 간을 목표로 작용하며 발열이나 무기력, 식용부진 증의 초기 증상을 거쳐 복통, 구토, B형 간염을 유발하게 됩니다. 아플라톡신은 간에서 활성화되어 신장에까지 암을 유발하고 나아가 혈액을 돌아 뇌에까지 침투하여 뇌세포의 DNA 이상을 초래, 중추 신경계를 망가트릴 수도 있기에 더욱 조심해야 하는 독성 물질입니다.

 

● 오크라톡신 (Ochratoxin)

오크라톡신은 옥수수, 밀, 땅콩, 커피 생두와 같은 곡류를 저장할 때 기생하는 아스페르길루스 오크라세우스(Aspergillus ochraceus)와 페니실리움 비리디카튬(Penicillium viridicatum)이 만드는 진균 독소(곰팡이에 의하여 생성되는 독소; 眞菌毒素, mycotoxin)로 A, B, C의 3종이 있습니다. 그중에 A 독소는 B, C 독소보다 1,000배 이상의 강력한 독소로 우리가 주의해야 할 대상이 됩니다.

오크라톡신 A(OTA)는 푸른 곰팡이(Penicillium verrucosum)와 일부 누룩곰팡이(Aspergilli)에 의해 만들어지며 아스페르길루스 오크라세우스는 가장 중요한 오크라톡신 A 생성 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신장 독소로 잘 알려진 오크라톡신 A는 사구체 여과율을 떨어뜨리고 파라-아미노히푸르산(PAH) 청소율을 감소시켜 신장(콩팥) 기능에 장애를 통해 신장암 등을 유발하고 근위 세뇨관과 원위 세뇨관을 손상시켜 요로 상피 요도 종양 발병을 초래하는 맹독성의 곰팡이 독소 발암 물질입니다.

이처럼 아플라톡신과 오크라톡신은 간, 신장, 비뇨계, 뇌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존재입니다. 그렇다면 이 곰팡이 독소는 우리가 마시는 커피와 실질적으로 어떤 관계 있는 걸까요?

곰팡이 독소인 푸른 곰팡이 벌레 먹은 콩의 모습콜롬비아 커피 생두 핸드픽에서 걸러진 푸른곰팡이가 핀 결점두

커피의 재료인 생두에 이 곰팡이 독소들이 있습니다.
위 사진은 콜롬비아 생두에서 골라 낸 푸른곰팡이 결점두입니다. 바로 이 푸른곰팡이 결점두가 오크라톡신A의 원인입니다.

푸른곰팡이 콩은 주로 천공충이라 불리는 커피 보어(Coffee Berry Borer)가 알을 낳기 위해 뚫은 구멍에 생깁니다. 10~11% 정도의 생두 수분율에서 생존하기 적합하기 때문에 발생합니다. 이 결점두는 생산 현지에서 걸러지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자본이 투입된 곳에서는 그나마 색채선별기를 통해 선별하는데 미세한 푸른곰팡이 콩까지 선별하기는 어렵습니다. 사람이 꼼꼼히 커피 콩을 살펴봐야 할 정도로 잘 드러나지 않는 결점두가 많기 때문입니다.

푸른 곰팡이가 핀 커피를 쪼갠 내부의 모습느오 애벌레와 우측 하단에는 커피 보어가 있다푸른곰팡이 커피 생두에서 나온 커피 체리 보어 (바구미)의 성충과 애벌레

또한 배에 선적하는 날에 맞추어 파치먼트를 탈곡하기 때문에 결점두를 일일이 골라내는 시간이 많지 않으며 많은 인력을 투입해 핸드픽을 감행한다 해도 그 인건비가 생두 가격에 포함되기 때문에 꺼려지는 일입니다. 일부 수입사에서는 현지 인프라를 구축해 생두 컨디션이 좋고 퀄리티 높은 스페셜티 생두를 들여오고 있습니다만 그 대가는 지불해야 합니다.

배로 선적하여 보통 3~6개월의 시간을 바다에서 보내게 될 때 곰팡이들이 퍼지는 데 이것을 피하기 위해 그레인 프로(GrainPro)라는 밀봉 포장백을 사용하는 생산처가 많이 늘고 있습니다. 그렇더라도 생산지에서 우리의 손에 들어오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에 푸른 곰팡이와 아플라톡신을 만드는 누룩 곰팡이까지 곰팡이의 공격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게 됩니다.

 

● 곰팡이 독소를 피해 커피를 구입하는 방법

아쉽게도 곰팡이 독소를 완벽히 제거한 커피는 존재하지 않을 것입니다. 커피는 발효와 세척, 포장과 운송의 단계를 거치기 때문에 곰팡이가 완벽히 제거될 수는 없습니다. 우리가 가장 건강하게 커피를 즐기기 위해서는 곰팡이 독소가 가장 적은 커피를 만나는 것입니다.

안타깝지만 온라인에서 구입할 수 있는 로스터리 업체에서는 결점두를 제거한 생두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가장 낮은 등급의 커머셜 생두를 사용하여 결점두가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꼼곰한 핸드픽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원가가 높아지면 가격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로스터리 공장은 하루에 감당할 양이 수백kg에서 톤 단위까지 상당합니다. 자체 핸드픽은 불가능하며 가능하다면 로스팅 후 이물질, 덜 익은 콩, 탄 콩을 고르는 정도의 약식 핸드픽이 최선일 것입니다. 그런 온라인 업체에서 납품 받아 커피를 내리고 판매하는 일반 매장의 커피는 언급하지 않아도 아실 것입니다.

푸른곰팡이 콩이라도 잘 제거한 생두로 로스팅한 커피를 사용하는 곳은 주위에 작은 스페셜티 로스터리 카페일 확률이 높습니다. 깨끗하게 커피를 관리, 선별하여 로스팅하는 것을 알리는 것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더 밝히고 홍보해야 할 일입니다. 오크라 톡신 성분 분석 자료를 온라인에 고지하는 업체도 점점 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포토샵으로 자료 조작이 가능하니 믿고 구입할 곳이 더욱 좁아지는 듯해서 아쉽습니다. 여러 경로를 통해 확인하시고 구매하여야 하겠습니다.

꼼꼼히 핸드픽한 커피를 동네 작은 로스터리 카페에서 3천원 정도에 마실 수 있는 것은 행복일 것입니다. 1kg의 생두를 핸드픽하려면 30분 이상 걸리며 상태가 좋지 못한 생두는 한 시간을 훌쩍 넘기기도 합니다. 그것도 가게 문을 닫고 새벽 시간에 잠을 줄여가면서 해야 합니다. 그런 매장이 있다면 감사한 마음으로 자주 애용해야 합니다.

 

● 커피를 직접 핸드픽하고 볶는 방법

그리고 또 하나의 방법은 직접 생두를 구매하고 직접 핸드픽하여 로스팅하는 것입니다. 커피 원두를 구매해 먹다 비용이나 건강 문제로 로스팅에 관심을 갖게 된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직접 핸드픽하며 로스팅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홈 카페, 홈 로스터들이 늘어나면서 보다 건강한 커피 생활을 공유하게 되었고 건강한 커피를 찾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습니다.

초기에 자본이 들어가기 때문에 많은 정보를 찾아봐야 합니다. 로스터기는 전도, 열풍, 반열풍, 복사 등의 사용하는 열이 제각각 다릅니다. 작동 방법 또한 수동, 반자동, 자동으로 다양합니다. 사용 환경에 따라 열원도 전기인지 가스(LPG, LNG)인지 숯인지 고민해 봐야 하며 로스팅 용량도 고려해 봐야 하겠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입하여 다른 사람들은 어떤 환경에서 어떤 선택을 했고 어떤 장단점이 있는지 잘 파악하여 자신의 경제적 상태와 사용할 로스팅 환경을 꼼꼼히 따져 적절한 모델로 시작해 보아야 할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자작 로스터는 추천하지 않으며 반열풍 장비로 시작하기를 추천합니다.

핸드픽 또한 로스팅 관련 밴드나 카페 등에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만 직접 품종과 등급, 지역, 고도 등의 다양한 생두를 구매하여 핸드픽하면서 얻는 것이 더 빠르게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지금까지 곰팡이 독소가 들어있는 커피를 피해서 커피를 즐기는 방법을 알아보았습니다.
다시 요약하자면, 대량 유통의 커피 원두를 공급받는 매장의 커피를 피하고 직접 핸드픽하여 볶아 보다 건강한 커피를 즐기는 것입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방법은 주위에 홈 로스팅 하는 사람이 있다면 소량 구매해 보는 겁니다. 그것 또한 여의치 않는다면 꼼꼼하게 핸드픽하는 작은 로스터리 카페를 알아내어 커피를 즐기시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