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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외선을 이용한 과발효된 생두 선별

자외선을 이용한 결점두 혹은 불량두 검출에 대한 내용이 1975년에 알려졌음에도 생두의 선별에 사용되고 있지 않다는 점에 적잖이 놀랐습니다. 과발효된 생두(Stinker)는 쉰내, 쿰쿰한 냄새, 쩐내, 심하면 쓰레기 썩는 냄새까지 나는 결점두로 한 알의 생두로 한 잔의 커피를 망칠 수 있는 치명적인 결점두입니다. 그래서 과발효된 생두를 골라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여 해당 장비를 만들어도 사용할 곳이 없다는 것이 오늘의 현실입니다. 자외선을 쏘아도 골라내는 일은 사람이 해야 하니 인건비가 들고 장비도 구매해야 하고 시간도 허비된다는 이유일 것입니다. 고작 과발효된 생두를 골라내고자 말입니다. 커피를 볶아 판매하는 업체 운영자나 카페의 이런 판단은 커피 한 잔의 원가가 100원이 안되던 20세기나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아래는 자외선 검출에 대한 자료입니다.

자외선(UV)을 이용한 커피 생두 품질 감별의 내용 – 블랙워터이슈

자외선(UV)을 이용한 커피 생두 품질관리의 예

일관성은 커피 로스팅의 핵심입니다. 자외선을 통한 결점두 선별은 일관성을 유지하고 커피의 품질을 높이는 데에도 도움이 되는 하나의 도구입니다. 물론 건강에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외선 검출기로 비춘 생두의 반응 모습
자외선 검출기로 비춘 생두의 반응 모습

 

결함이 있는 콩은 자외선 아래에서 나머지 샘플보다 더 밝게 빛납니다. 이런 현상을 형광(Fluorescence) 작용이라고 합니다. 나쁜 콩을 다 고르면 불을 다시 켜고 어떤 것이 있는지 평가해 봅니다. 골라 놓은 것들 중에는 육안으로 확인되는 결함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부러진 콩, 덜 자란 작은 콩, 커피보어가 뚫어 놓은 구멍이 많은 콩, 그리고 기계에 의해 잘리거나 쪼개진 콩이 포함되었습니다.

 

자외선 검출기로 비춘 결점두의 모습
자외선 검출기로 비춘 결점두의 모습

 

형광 작용이 일어나는 원리는 커피 생두에 세균(박테리아)이나 곰팡이가 증식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박테리아나 곰팡이와 같은 생물체가 자외선을 받았을 때 형광 작용의 반응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그 형광 작용의 밝기를 통해 증식 정도의 여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원리로 생두가 얼마나 오래된 것인지, 보관이 잘 되고 있는 지에 대한 판단을 할 수 있습니다. 새로 구매한 생두가 뉴크롭임에도 불구하고 밝은 빛의 형광 작용을 하는 콩들이 있다면 생산지에 보관 환경에 문제가 있거나 뉴크롭이 아닌 오래된 콩을 보내주었을 것입니다.

자외선 검출기를 사용하는 곳은 우리와 같은 홈로스터이거나 작은 로스터리 카페 정도입니다. 로스터리 업체에서는 자외선 검출기를 사용하여 핸드픽을 하지 않습니다. 핸드픽 자체가 어렵고 불가능한 곳입니다. 수입한 생두의 품질 확인용으로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니 자외선 검출과 동시에 발광을 판독하여 한알 한알 골라낼 수 있는 장비가 나오지 않는 이상 자외선 검출기를 사용하여 핸드픽한 커피는 아직 홈로스터들과 소규모 매장에서나 만날 수 있는 셈입니다.

 


 

1970~80년대에는 밥을 할 때 돌과 겨와 같은 이물질을 고르고 밥을 지었습니다. 그 시절 가을 추수 때가 되면 벼 베기 작업에 많은 일손이 필요했습니다. 콤바인과 같은 장비가 없었던 까닭에 모든 가족과 이웃이 오늘은 이 논에 내일은 저 논에 가서 벼를 베었습니다. 그렇게 벼를 수확하고 둥근 철사가 촘촘히 박힌 원형의 탈곡기를 돌려 낱알을 떨구고 넓은 길가와 마당에서 펴서 말리던 시대였기 때문에 돌과 같은 이물질이 많았습니다.

그 시대 쌀을 팔던 가게의 풍경은 아주머니가 쌀을 한 바가지 담아 아랫목에서 돌과 벌레(쌀바구미), 썩은 쌀, 깨진 쌀, 쌀겨 등을 고르고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근대에 이르기까지 그렇게 고르고 골라야 했던 우리 주된 먹거리 쌀이 지금에 이르러서는 콤바인을 통해 벼 베기와 탈곡을 단번에 해결하고 포대에 담겨져 정미소로 옮겨집니다. 이물질이 섞일 과정을 줄였기에 포대에서 덜어 낸 쌀을 한 두 번 씻고는 밥을 할만큼 쾌적한 시스템이 구축된 것입니다. 그런 깨끗한 쌀이 우리의 밥상위에 오르기까지 많은 세월이 흐른 셈입니다. 돌 한 번 씹히지 않는 세상이 된 것을 어느새 잊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커피는 쌀과 같은 경로를 밟으며 발전하고 있는 중입니다.
분명 커피 생두는 결점두가 있으며 맛과 건강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럼에도 커피를 업(業)으로 삼고 있는 사람들 중 많은 수가 아직 결점두를 골라야 하는 것에는 적극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아직은 일일이 사람의 눈과 손이 해결해야 할 몫이기 때문입니다. 또한 해마다 오르는 최저임금 문제로 대량의 로스팅에 핸드픽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생산지에서 결점두 선별을 하는 방법이 최선일 수밖에 없습니다.

일부 생두 수입업체에서는 색채 선별기의 투자를 자랑하며 광고하지만 생두를 구매하여 확인해 보면 아직 결점두가 많다는 사실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색채 선별기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음을 느꼈습니다. 가장 기본적인 석발기의 사용 또한 의심될 만큼 여전히 돌이 발견되고 있으며 썩은 콩과 나뭇가지, 시멘트 조각과 같은 이물질이 나오고 있습니다. 품질관리를 한다는 업체의 석발기며 색채선별기는 홍보용일 뿐인 것일까요? 고가의 스페셜티 생두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많습니다.

소비자들은 한 잔의 커피에 위로를 받습니다. 그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합니다. 그러나 우리 밥상의 깨끗한 밥과는 달리 커피는 걸려져야 하는 것들이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 스페셜티 시장이 커져가면서 맛과 품질보다는 건강이라는 기준이 더 중요하게 인식되기를 소망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좋은 품질과 정직한 향미가 순차적으로 따라올 것입니다.